좋아

그냥 걷기

soowat 2015. 9. 23. 01:37

 

 

2009년 디씨에 올라왔던 여행기 '그냥 걷기'

 

읽다보니 읽게됐다.

많이 길다.

본인 의식 속의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글로 쓰려는 것 같았다.

 

이 짜식 왜이렇게 생각이 많아

왜케 소심하고 걱정많고 고민많고

대체 왜 이러는거야 얘...싶었다.

 

 

혼자 주문걸고 지켜내고 죄책감 달고 다니고..

스스로 만들어낸 규칙은 또 왜이리 많은지

 

 

정자에서 잘때마다 배낭을 누가 훔쳐갈까봐 계속 걱정을 하는 거 보면서

아무 것도 안 든 후진 가방을 누가 가져가며, 혹시 가져간다고 한들 손해볼 것도 없겠구만 왜 그러나 싶었다.

 

더더 4집을 구입하고 배낭에 넣어놓으면 깨질까봐 택배로 부친다는 것도 이해가 안됐지만

택배로 부치는 씨디가 행여나 깨질까봐 뽁뽁이로 겁나게 감싸고 거기다가 스티로폼에 신문지에 ㅋㅋㅋ

누가보면 고려청자 배송가는줄 알겠다는 말에 그래도 알긴아네 싶어서 피식했다.

 

 

*

에공 그래도 꽤 오랜시간 걸려서 다 읽고 말았다.

내가 여행을 끝낸것처럼 후련하기도 하고

 

변한게 없는 글쓴이가 나인 것만 같아서 답답하기도 하고 그랬네.

 

 

근데

나는 이 남자애가 통일전망대까지 간 다음에 집으로 돌아갈줄 알았다.

지금의 나라면 그랬을거 같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근데 서울까지 가더라.

서울에서 35만원을 벌고 난뒤에도

난 기차타고 집으로 갈 줄 알았는데

갈팡질팡 하더니만

결국 한번 해보자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고 고향인 대구가 아닌 광주를 지나 목포로 향할 때

와우와우 엄청 놀랐다 진짜.. 결국 해내는 구나 싶어서

 

 

마지막까지 징하게 포기안하고

오기를 부려가면서 서울 해남 부산 포항을 거쳐 집에 도착했지만

 

그냥 미친듯이 걸었던 것 그 뿐.

 

아무 것도 아닌, 결국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별다를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그렇게 말한다.

 

 

 

그냥 이런게 인생이고 일생인걸까.

 

 

 

 

-

그래도 그렇게 걸었던 그때를 잊지 마오.

그냥 걷기만 했던 것이 아니야

 

6년이 지나 우연히 이 이야기를 읽고

작은 힘을 얻는 나같은 사람이 있을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육이 좋아  (0) 2015.09.22
양소가 그린 그림, 일러스트  (0) 2014.12.04
스펀지밥 핸드폰 케이스  (0) 2014.11.15
잊혀지는 것 곽동연_사춘기 메들리  (0) 2014.09.24
연아의 발연기  (0) 2014.06.24